= 말이 see가 되는 세상 =
<목이 굳으면 귀가 안 들린다>
어제 목디스크 수술후 중환자실에서 하루를 보낸 어머니가 오늘 큰 문제없이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었다. 보여지는 부분만으로는 상태가 괜찮은 거 같아 다행이다. 간호사들이 돌아가며 계속 체크하지만 수술도 잘 되었고 괜찮다는 얘기를 해줬다.
그런데 기대하지 않은 일이 생겼다.
수술 전날 밤에 의사로부터 수술 후에 발생할지도 모를 온갖 합병증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출혈, 감염, 식도손상, 후두신경손상, 폐렴, 장염, 심폐, 마취 지연성 각성, 신경회복 안됨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의사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수술이 잘못되었거나 합병증에 대한 이야기는 잘 들었는데요, 수술이 잘 되면 어떻게 되나요?"
내 말을 듣고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며 의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수술이 잘되면 본전이죠." 더이상 나빠지지 않고 호전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어머니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얘기를 하신게 5년전쯤인거 같다. 물론 그 후에 보청기를 사용하신다. 그런데 수술후 보청기 없이 내 목소리뿐 아니라, 주위에서 떠드는 소리까지 들린다 하신다. 게다가 당신을 그렇게 힘들게 하던 '이명'도 조금 줄어든 거 같다고 하신다.
그리고 한 마디 더 덧붙이신다.
'귀가 아니라 목이 문제가 되면 안들릴 수도 있다.' 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라고 말이다.
"허리를 굽히고 섬기는 사람에게는 위를 쳐다볼 수 있는 시간이 없습니다." 라고 테레사 수녀는 말했다. 목을 뻣뻣이 세우기 보다는 허리를 숙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연말정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