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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라디오 시대] 요정에게 장가든 남자

주니꼬 2024. 10. 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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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0(목) 방송된 정선희와 문천식이 진행하는 지금은 라디오시대  '민담과 만담 사이' 코너에서 방송된 《튀르키예 민담, 요정에게 장가든 남자》 이야기 입니다.



[지금은 라디오 시대] 요정에게 장가든 남자, 튀르키예 민담
https://youtu.be/QTxTwi73E7Y?si=JuRcZtYTz69BMF2_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한 여인이 살았어요.

그리고 매일 그 여인 집 앞을 지나는 한 젊은이가 있었죠.

그는 여인이 매일 집 앞에 우유 한사발을 버리는 걸 보고 궁금했답니다.

아이, 지금 버리는 게 뭡니까?

뭐긴 뭐야? 내 딸이 씻은 후에 나온 땟물이지.

젊은이는 다시 확인을 했지만, 어유 그건 영락없는 우유였죠 얼른 집으로 뛰어가 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엄마 엄마, 저 마을에 어떤 여인이 사는데요.
매일 우유를 버리더라고요.
물어보니까, 딸이 씻고 나온 땟물이래요.

얘...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아 진짜예요. 엄마 저 그 딸한테 장가갈래요. 얼른 그 집에 가서 딸을 며느리로 달라고 해보세요.

젊은이의 어머니는 그 집에 가서 물었어요. 그런데 사실 그 여인은 딸은 커녕 미혼이었죠.

그저 젊은이에게 농담을 한 거였어요.
여인은 돌이킬 수가 없어 이렇게 말했답니다.

아... 저기 지금 우리 딸이 아파가지고 누워 있거든요. 꼭 보고 결혼을 시킬 필요가 있을까요?

엄마 엄마 빨리
빨리 한다고 해요.

젊은이의 재촉에
그 엄마는 성화에 못 이겨 혼담을 넣었죠.

드디어 혼례식 날이 되자
신부를 태워 올 마차를 여인의 집으로 보냈는데요.

여인의 마음은 급해졌습니다.
누구를 신부라고 하고 태워야 하나 머리를 굴리는데...

번뜩 좋은 생각이 났지요.

부엌으로 달려가 커다란 대야에 밀가루 반죽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사람 모양을 빚었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반죽이 말랐고
거기에 신부 옷을 입히고 머리에 화관을 씌웠죠.

하지만 당연히 남자가 반죽을 만지면 들키게 될 게 뻔하잖아요.

(그래서) 마차가 지나갈 때 몰래 반죽 인형을 (강물에) 밀어버리기로 합니다.

아이고 아이고
뭐가 물에 빠지는 소리가 났는데...

어머 내 딸이 호수에 빠졌어요.
어~ 여러분 내 딸이 빠졌어 도와줘요.

아이고 이런 이런
그물을 던져서 사람을 건져냅시다.


그때 호수 밑에서는
요정 세 명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죠.

위에서 그물이 내려오는 걸 보고
요정이 말했어요.

바깥세상은 어떤 곳일까?
궁금해...

그렇게 고민할 시간에 나는 그물을 잡고
세상으로 올라갈 거야. 모두들 잘 있어~

어~ 진짜 가는 거야.
조심해!

사람들이 그물을 잡아당기자
물 위로 예쁜 요정이 튀어나왔답니다.

그걸 보고
여인이 소리쳤죠.

어머나, 이게 뭐지?
어 어머 내 딸이 나왔다.

아이구
다행이다.

사람들은 얼른 요정에게 드레스를 입히고
마차에 태웠어요.

요정은 정신없이 혼례를 치르고
결국 청년과 부부가 되었죠.

어느 날부턴가 신랑은 농담으로
신부를 시골 처녀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어이~ 시골 처녀

어~ 나 시골 처녀 아닌데...

당신 시골 마을 출신 맞잖아.
시골 처녀~

신부는 기분이 상해
입을 다물기 시작했어요.

오늘 저녁에 뭐 먹을까?
밥 안 먹을 거야.

그러면 주말에는 뭐 할래?
아이... 계속 말 안 할거야?

말 안 하면
방에 가둔다!

방에 가두고 싶으면 가둬.

너 진짜 가두라고, 니 입으로 말했다.

신랑은 화가 나서
신부를 방에 가뒀어요.


이후로 신랑의 큰누이가 와서
함께 지내게 됐는데요.

어느 날 그 큰누이가 열쇠 구멍으로
신부가 갇힌 방을 들여다보는데

아이구!
웬 요정이 방석에 앉아 있었어요.

쟤는 저기 앉아서
뭐하는 거야.

불아, 붙어라
이얍~~

허~
어머나!

기름아, 이리 와라
야~~

어머
어머 세상에 아

열 손가락아 생선이 되어라
이얍~~

미쳤다 미쳤어

아이구야
신랑의 누이는

요정이 생선으로 변한 손가락을 끓는 기름에
넣어 튀겨 먹는 걸 보고 깜짝 놀랐죠.

그리고는
질투가 났어요.

흥 쳇 저런 거 못할 줄 알고
부엌으로 가서 똑같이 따라 했어요.

불야 붙어라 얍~~
안 되네

일단 불은
직접 붙이면 되지 뭐...

기름아 일루 와라 얍~~
어 내가 기름 넣으면 되지 뭐...

자 그럼 열손가락아
생선이 되거라 얍~~

큰누이의 손가락이
불타버렸어요.


다시듣기 | 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시대  https://m.imbc.com/Radio/PodCast/1000669100000100000?gid=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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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누이의 소식을 들은
둘째 누이가 집에 찾아왔는데요.

그녀는 정원에 앉아
요정이 물을 긷는 걸 지켜봤답니다.

요정은 두레박을
우물에 빠뜨리고

침착하게 머리카락을 뽑더니
우물 속에 드리웠죠.

그랬더니
손쉽게 두레박이 올라왔어요.

둘째 누이도 질투심에 불타
똑같이 따라 했죠.

핫, 머리카락 한 올을
이렇게 넣으면...

뭐야? 왜 안돼.
아예 머리카락 전부를 넣어볼까 더 깊게 더

둘째 누이는
우물에 빠져 버리고 말았어요.


신랑은 누이들이 모두 봉변을 당하자
신부를 찾아갔어요.

당신 때문에
내 누이들이 죽었잖아.

또 또 또 대답 안 하고
입 닫고 있으면 다야.

에잇
이놈의 집구석

신랑이 화를 내고 나가 버리자
요정이 말했어요.

기름통아 꿀통아
이리 오너라

너희 둘이 시장에 가서
기름 꿀을 채워와 가~~

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모습을
신랑이 또 보게 됐어요.

야~ 이거
너무 신기해 따라갔죠.

어 근데 통 둘이 또 기름하고 꿀을 받아서
다시 집으로 오네.

이거 막 돌아오다 서로 부딪쳐서
주둥이가 깨지고 말았어요.

야 니가 나대서 깨졌잖아.
사고였어.

너 아씨한테 다 이를 거야.
당연하지.

너도 몽둥이를 좀 맞아봐야 돼.

아씨~ 꿀통이 제 입술에
상처를 냈어요.

요정이 몽둥이로 꿀통을 막 깨려고 하자
신랑이 놀래서 달려왔습니다.

잠깐만
그렇다고 그걸 깨버리면 어떡해.

아이 제발
입을 좀 열어

당신 내가 어디에서 왔고
누구인지 물어본 적 있어?

그냥 시골 처녀라고 부르면서
조롱하고.

당신 나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아서
나도 화가 나서 말 안 했어, 됐어?

아 아이 그런 거라면 미안해.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아 그러면
당신은 누구고 대체 어디서 왔어?

나는 바닷속
요정 자매 중 막내야.

그냥 그물을 타고 호수 밖으로 나왔는데
잡혀 와서 결혼한 거라구.

아~~
그랬구나~~ 미안해!

앞으로 당신한테
좀 더 관심을 가질게.

이렇게 부부는
따뜻한 화해를 했고

그날 이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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